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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기업문화 분석 도구인 'SWEAT Model'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삼성문화 4.0'을 집필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7월 11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기업문화 진단과 제언'을 통해 지속성장과 발전을 제시하는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7월 16일자 신문에 실린 내용입니다.

 

 



SK기업문화(4)

사람이 자원인 나라,그 사람을 키우는 SK

SK,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한 기업이미지
오랜 기간 업무표준화와 일관화의 노력이 SKMS 탄생시켜

SK 사업속성상‘과감한 실행’과‘상호성장 추구’의 인재상
외인부대에도 장점인 직원의 다양성은 살리지 못해
 
SK의 Organization: Job & People
 
잡코리아가 2011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SK는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한 20대 중∙남성’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아마도 다른 그룹회장에 비해 최태원 회장이 젊고, 프로야구팀 SK와이번즈가 역동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문화 분석의 세 번째 DNA는 조직(organization)으로 일(job)과 사람(people)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기업문화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린경제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강점을 짐작할 수 있다. SK의 조직의 장점과 단점, 발전방향을 전반적으로 짚어보자.

 
업무정의는 부족하지만 일 처리 프로세스는 SKMS로 정립

 
일에 대해서는 업무정의(job description), 일에 대한 직원의 태도, 업무의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업무정의와 직무의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직원의 업무 충성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성과보상체계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업무의 정의도 일률적으로 하지 말고 산업별‧업무별‧직급별로 상세 정도가 달라야 한다.

R&D와 같은 창의적인 업무, 전략적이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고위직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업무 정의가 오히려 성과창출에 방해가 된다. 일반적으로 상위직급은 업무를 경영이념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하위직급은 실행요소를 구체화해야 한다. R&D 부문 직원은 상호간의 토론과 협력이 개별 업무 수행보다는 중요하고 업무를 명확하게 분담하고 경쟁하는 것보다는 비공식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경쟁심이 들끓는 분위기 속에서 협력의 즐거움과 창조성은 사라진다.

SK의 경우 SKMS, SUPEX 등을 제정해 자신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서 실천할 수 있는지 고민하도록 요구한다. 다른 기업들이 유‧무형의 업무매뉴얼로 업무정의를 하고 업무처리절차를 규정하는데 반해 모든 구성원이 따를 표준지침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SKMS를 직접 살펴보면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업무표준화와 일관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의 업무활동으로부터 독립된 장소에서 정해진 경영과제에 대해 격의 없이 자유롭게 논의하는 ‘CAN Meeting’을 장려하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다. 일단 SK관계사를 방문해 보면 분위기가 매우 활달해 기분이 좋아진다. LG, 삼성, 현대차와 같은 조직이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를 통해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과는 대조된다.

 
지식습득 노력도, 학습조직도 보이지 않는다

 
21세기를 지식사회‧정보화 사회라고 많이 지칭하지만 한국 사회와 한국 기업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의 업무는 복잡하거나 고난이도가 아니라서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입사한 후 공부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직장에 다닌 사람들은 나오면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만의 전문기술이나 지식의 학습과 성장(Learning & Growth)을 중요시 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차이가 많다.

지난 10여 년 동안 유행했던 KMS, 즉 지식경영도 이제는 시들하다. 지식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습동아리인 CoP(Community of Practice)다. CoP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동료와 나누면서 배우고 성장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중국의 오경 중 하나인 예기(禮記)에 나오는 교학상장(敎學相長)과 의미가 같다. 개인적으로 기업이 정의하는 지식(knowledge)에 대해 관심이 높아 관련 자료를 많이 수집해 공부함으로써 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이다.

SK의 경우에는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식을 쌓을 것도 없고, 새로운 지식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아 지식경영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SK가 ‘창의’보다는 ‘열정’을 중시하는 이유도 머리 좋은 직원보다는 결정된 경영정책을 수행할 성실한 직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의 대표적 기업에서 지식경영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SK에너지인데, SK에너지도 지식경영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다른 계열사보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자원인 나라, 그 사람을 키우는 SK


SK의 인재육성전략은 한마디로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다. 1973년부터 장학퀴즈를 후원하였고, 1974년 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국가발전을 위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SK인재전략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로 표현된다. 자발적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가 선호하는 인재상은 ‘SK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고 잠재적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서 다음의 특성을 갖춰야 한다.

 


‘창의적 문제해결’, ‘과감한 실행’, ‘상호성장 추구’와 ‘최고 전문성 추구’ 등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중에서 SK의 사업속성에 근접한 것은 ‘과감한 실행’과 ‘상호성장 추구’ 다. 인프라사업은 한번 결정되면 앞뒤 돌아보지 않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실행은 최적의 요건이다.

‘창의적 문제해결’은 어떤 기업이나 요구하는 것이지만 사업의 변화가 적은 인프라사업과는 연관성이 낮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포기할 수 없어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내부적으로 양성하는 제도를 갖춰야 하는데 다른 기업과 비교해 두드러진 것은 없다.

상호성장에 대해서 좋은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SK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배의 경험이다. 그 후배는 해외유학 경험을 가지고 대기업, 외국계기업 등 다양한 기업을 경험한 후 SK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출근 첫날 인사부서에서 출∙교통정보, 주변 음식점에 대한 평가, 문화시설 및 행정기관 위치 등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문서를 그에게 줬다고 한다. 신규 직원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작지만 큰 배려다.

 
외인부대로서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SK의 조직을 말할 때 일부 전문가들은 ‘외인부대’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기업이 M&A로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공채를 통해 내부인력을 양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M&A로 기존 기업의 인력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주로 경력직원을 채용한 결과 직원의 다양성이 높다. 조직원이 동질적(homogeneous)이지 않고 이질적(heterogeneous)이라는 것은 긍정적 내부갈등(internal conflict)을 통한 창의적 사고 유도, 무한경쟁을 통한 조직역량의 강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왜 그럴까?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성과(performance), 보상이 밀접하게 연관되고 공정해야 하지만 대기업 대부분에서 특정 이해집단이 성과를 왜곡하고 보상을 가로채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불만을 가진 인재는 떠나거나 입을 닫는다. 소위 말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경영전략을 외치면서 능력 있는 인재 풀(Talent Pool)의 다양성을 높이고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인재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현장은 반대로 돌아가는 셈이다. 유능한 인재를 유인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구호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치고, 이런 노력이 내부인력의 마음을 움직이고 외부에 소문이 나면 유능한 인재가 자연스럽게 몰려든다. 반대로 외부에는 인재를 우대한다고 말하고, 내부의 인재는 소홀히 하면 모두가 떠나고 아무도 오지 않는다.
 
/글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본지 객원기자](stmin@hotmail.com)

 

 

[출처:그린경제,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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