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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소연 - 해당되는 글 2건


요즘 나라가 시끄럽고 경제가 어려워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개인적으로도 복잡한 일이 많았는데, 지난 주에 가까운 후배가 강원도 속초에서 휴가 보내고 있는데 바다 바람을 쐬러 오라고 해서 주저 없이 속초행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다. 출퇴근 하면서 매일 지나다니는 강변역 동서울터미널에 가서 속초행 막차를 탔다. 서울은 날씨가 맑았지만 강원도 접경에 접어들면서 안개가 끼었고 대관령을 넘어가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날 밤 파도가 쉼 없이 부서지는 속초 해변에서 밤 하늘의 초롱초롱한 별을 보면서 캔맥주 한잔 하려는 계획은 무산되었다. 대신 파도 소리가 들리는 해변 횟집에서 제철인 오징어 회에 병맥주만 마셨다. 해변이 아닌 횟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어 처진 기분도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 속에 사라져 버렸다.‘마음 속의 부처라고 세상의 모든 행복과 고통, 걱정이 모두 내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새벽녘에 해변을 거닐면서 거칠어진 해변의 파도소리 속으로 근자에 가졌던 근심을 실어 보냈다. 가끔씩 자연 속으로 돌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는가 싶다.

다음 날 새벽부터 비가 내렸지만 간밤의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속초의 명물인 곰치로 끓인 곰치국인, 물곰탕을 먹으러 갔다. 20여 년 전 속초에 머물렀을 때 자주 먹으러 갔던 속초 시장의 단골집을 찾아 갔지만 없어졌다. 시장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요즘 곰치가 안 잡혀서 시장통에 있던 집들은 전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동명항 근처에 전통식으로 곰치국을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사돈집(033-638-0915)’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이미 가게 안에는 간밤의 술에 찌든 주당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벽에는 물곰탕을 예찬하는 지역 시인의 글이 걸려 있었다. 속초 인근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했다는 시인도 나처럼 술을 좋아했는지 시원한물곰탕의 매력을 잊지 못한 듯 구절마다 찬양 일색이다.

곰탕을 한 그릇 시원하게 비우고 나니 기분이 개운해졌다. 관동팔경이라는 청간정에도 올라보고 영랑호 근처 바위에도 올라가 보고 숲 속을 산책도 하였다. 속초는 20년 전과 비교해서 단지 청초호에 다리가 생긴 것을 빼고는 발전된 곳이 하나도 없어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갈 수가 있었다. 속초의 매력은 산과 바다가 같이 있다는 것인데, 구름과 해무에 뒤덮힌 설악산은 흔적조차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미시령 옛 고개길을 넘어면서 속초 해안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해무로 인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고개를 넘자 날씨는 다시 맑아졌고 간밤에 비도 오지 않은 듯 전혀 딴 세상이 되어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30년 이상 공직에 계시다가 정년퇴직하여 강원도 인제 버스터미널 앞에서 하늘 내린 황태구이집(033-461-5400)’을 하시는 옛 지인을 만나러 갔다. 90년대 초반에 속초에서 머물 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니 20여 년 만에 만나게 된 것이다. 진부령 고개에서 말리는 황태가 일품인데 요즘은 중국에서 말린 황태도 들어오고, 러시아에서 말린 황태까지 강원도 골짜기에 들어온다고 한다. 중국산은 흙 냄새가 나고 러시안산도 약간 묵은 내가 난다고 하는데 먹어보지 못했으니 구분을 할 수는 없었다. 상위에 오른 각종 산나물과 야채는 직접 산에서 손수 채집하였거나 재배한 것이라고 했다. 취나물이며 두릅 등 각종 산나물과 텃밭에서 재배한 야채로 만든 반찬과 강원도 청정쌀로 지은 밥이 새하얀 이천 도자기에 담겨서 배고픈 나그네를 정갈하게 맞았다. 정성이 깃든 진수성찬으로 잘 대접받았다. 직접 채취하고 재배한 산나물과 야채로 상을 차린다는 소문에 설악산 등산을 다녀오는 등산객 일행들이 방은 가득 메우고 주인장과 산 얘기를 하느라 부산하였다.

복잡하고 삭막한 서울에서 살면서 고향 지리산을 항상 그리워하지만 멀다는 핑계로 잘 가지 못하는데, 이번 여름에는 꼭 한번 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공미가 가미된 것보다 풋풋하고 세련되지 못하지만 자연 그대로가 좋고, 번잡한 도심보다는 한적한 시골이 더 마음에 든다. 그 분도 강원도 인제가 고향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고, 그 곳에서 자란 자식들의 고향이니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20년 전의 코흘리개 아들은 벌써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씩이나 두고 원통에 살고 있었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간만에 정신이 맑아지고 유익한 강원도행이 아닌었던가 싶다.



경제가 어렵다고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을 하고, 근로자는 고용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고용을 안정시키고 신규고용을 늘리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를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이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몇몇 기업에서 도입하여 그 효과를 보았다고 하고, 현재의 위기국면에서 최소한의 해결방안으로 보여 반대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주도함에 있어 선결되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근로자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아래 몇 가지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첫째 국내 생활물가를 대폭 낮춰야 한다. 한국 신입사원의 평균 급여가 다른 일본, 대만 등의 국가와 비교하여 높다고 하면서 급여를 낮춰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이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 상위 1, 2위를 매년 다투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적인 급여 수준이 높은 것이 아니다. 살인적인 물가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급여를 적게 받고 있다. 높은 교통비, 생활필수품 가격, 통신료 등을 조정하지 않고 급여를 낮춘다면 봉급생활자의 생활의 질은 급격하게 낮아지게 될 것이다.

한국의 물가가 국민소득수준이나 국제 원자재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은 정부 관료들의 태만과 국내 대기업의 독과점구조 때문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한번 올라간 물가는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져 가격하락요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요인 중 하나는 기초산업과 생필품 업계의 독과점과 담합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독과점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높은 물가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용안정을 핑계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둘째 주거비를 대폭 낮춰줘야 한다. 최근 한국은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평균 급여수준에 비해 집값이 너무 높다. 집을 사거나 전세집을 얻으려고 해도 급여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서 주변 시세보다 싼 장기전세를 준다고 하지만 실제 그 금액이 주변 전세보다 오히려 비싼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건설비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여 아파트 거품 형성을 주도하였으므로 이제 거품을 걷어 내어 합리적인 수준의 주택가격에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당국자들도 이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근로자가 국민의 평균 저축률로 3~5년 저축하면 한 가정이 살 수 있는 규모의 주택을 전세로 얻을 수 있어야 하고, 8~10년 저축액으로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전세는 비싸도 5,000만원 이내여야 하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은 평당 500만원 이내, 수도권은 400만원 이내, 지방은 300만원 이내가 되어야 합리적이다. 토지에 낀 거품을 제거하고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의 기관을 잘 활용하여 주택건축비를 현실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현재 거품이 잔뜩 끼어 국민의 구매력과 상관없는 높은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푸는 정책을 정부가 취한다면 정부는 부동산 보유자, 즉 기득권자를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서민과 신규 봉급자를 착취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구매력을 고려하지 않은 부동산 가격의 무리한 유지정책은 정부와 기득권자의 바램과는 정반대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셋째 정부는 21세기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운하, 경인운하, 4대강 정비사업 등의 건설프로젝트는 고용창출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투입비용 대비 고용을 가장 많이 내는 업종이 건설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다. 미래 수종사업으로서의 서비스업종이나 하이테크놀로지, 바이오산업 등에 한정된 정부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내수진작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 교육, 의료 등은 고용유발효과가 커다.

정부와 공기업분야의 인턴제도도 문제가 많다.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인턴제도도 일시적인 고용착시현상만 불러올 뿐이다. 인턴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들에게 단순한 잡무를 처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원과 동일한 교육과 업무수행 기회를 제공하여 제대로 된 경험을 쌓게 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턴이 끝난 후 소속 기관장이나 정부가 주겠다는 추천서는 사기업 취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허울 좋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인턴을 뽑겠다고 언론에 보도되는 공기관 중에서 이러한 근본취지에 공감하고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없다고 본다.

만약 위 세가지 선결요건이 이행되지 않고 실질적인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확산된다면 오히려 고용조건을 악화시키고 내수진작도 어려울 것이다. 기업과 부동산 과다보유자 등 기득권도 근로자와 서민들과 공평한 고통감내를 통해서만 사상 초유의 경제난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정책당국자들이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얄팍한 속임수 정책을 남발하면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극단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이다. 경제난이 오히려 전통적인 한국병, 즉 겉치레와 허례허식, 과다한 부동산 거품, 관료들의 부정부패,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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