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시끄럽다. 6자회담과 관련하여 북한이 강공책을 사용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미국은 연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공중에서 요격을 할 수 있다고 하거나, 미사일 기지를 사전에 공격하여 무력화시킨다고 하기도 하고, 일본은 자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하여 미국과 연합한다고 하기도 한다.
이 복잡한 정세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별다른 느낌이 없는 것 같다. 설마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하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 북한 미사일 동향을 일본발 뉴스로 들으면서 한국의 군사정보의 한계를 체감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여하간에 한, 미, 일 3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미국은 사진정찰위성 KH-11, 고공 정찰기 U-2, RC-135와 EP-3 전자정찰기, 미사일 관측한(업저베이션 아일랜드호)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홀(Key Hole)이란 코드명을 가진 KH-11 등 사진 정찰위성은 초점을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시험장에 집중하고 있다. KH-11은 하루에 1~2번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며,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시험장 등을 촬영해 지상으로 보내며, 10㎝ 크기의 물체까지 구분한다. 미 공군은 오산에 있는 고공정찰기 U-2를 발진시켜 무수단리와 다른 군사활동을 감시하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RC-135S를 동해로 띄워 화대-신포-원산 쪽의 레이더와 통신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일본도 인공위성과 이지스함을 동원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일본도 해상도 1m급의 정찰위성을 여러 기 운용하고 있으며,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RC-135 정찰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일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은 이 미사일 위기를 빌미로 실질적인 군사 무장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을려고 하고있다. 그동안 자위적 방어개념으로 정찰위성이나 미사일방어시스템구축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기로 미국을 설득하여 많은 부문을 이해시켰다고 한다.
한국군도 통신감청과 인간정보를 동원하여 북한의 진의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 운용 중인 다목적 실용위성 1호도 지구궤도를 돌고 있다. 그러나 해상도가 6m 이상이고, 관측지역 상공을 정확히 지나가지 않으면 해상도가 10m 이상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북한의 신호정보와 영상정보를 각각 수집하는 ‘백두’와 ‘금강’ 정찰기를 몇 대 운영 중이지만 정찰범위와 수집 정보가 제한돼 있다. 미국이 정찰위성에 탑재된 합성개구레이더(SAR)로 야간이나 악천후에 상관없이 1m의 해상도로 지상을 관측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우리 군은 그런 능력이 없다.
위와 같은 정보수집능력 차이 때문에 한국군은 전략정보의 100%를, 전술정보의 70%를 주한미군으로부터 제공받고 있으며, 대북 신호정보와 영상정보의 대미 의존율도 90% 이상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이 대북 극비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거나 제공을 꺼릴 경우 한국군의 대북정보망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실정에서 한국군이 미국의 조기경보기능과 정보자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거나 자체 방위력을 가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한국도 자위방위나 미군 의존도 축소를 말로만 하지말고, 실질적인 투자를 하여야 한다. 물론 국가 경제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재원마련도 쉽지는 않다. 국가가 자체 정보력을 가지지 못하면 상대국의 정책과 군사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보았듯이 미국은 막강한 정보력으로 순식간에 전세를 결정지었다. 미국내에서 북한의 미사일위기를 기회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재무장이라는 말을 정부당국자들이 쉽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히 남북통일과 화해라는 감상에 젖어서 현실적인 정보력강화는 손을 놓고 있는 것 처럼보인다. 대북억지력이 단순히 감정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당국자들이 냉철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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