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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9월 5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기업진단시리즈 기사를 소개합니다.

 

 

 
윤리경영 제대로 지키기 위해
리더십, 말과 행동의 일치
공정성·공개성·정당한 보상 등이 필요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장]


글로벌 경제침체 속에서 MB정부가 친기업정책을 지속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소득의 감소와 고물가 논란 등이 일면서 자연스럽게 ‘경제민주화’와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2월 대통령선거가 있어 정치인들과 대선 주자들도 이 논쟁에 끼어들어 제각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와 ‘윤리경영’을 개념조차 모호한 케케묵은 단어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경제민주화는 다른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시하는 윤리경영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실제 기업에 적용하고자 한다. 윤리경영은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국내 기업에 익숙한 용어가 되었지만 명확한 개념에 혼동이 생기고 있어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윤리’를 ‘윤리 경영’으로 번역
 
윤리경영은 영어로 ‘moral management’로 표현할 수 있는데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할 때 정식용어는 ‘business ethics’였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사업윤리’, ‘비즈니스윤리’가 적당한데 국내에서는 윤리경영으로 사용한다. 이웃 일본도 1990년대 초반부터 사업윤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한국과 달리 ‘비즈니스윤리’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일부에서는 기업윤리(corporate ethics)를 혼용하기도 한다.

윤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로서 개인의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옳고 그름의 원칙을 의미한다. 윤리(Ethics)는 종교(religion)와 다르며 법(law)과 동의어도 아니다. 또한 문화적 기준(cultural standard)이나 개인의 감정(feeling)과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과학적으로 측정 가능한 영역도 아니며 단순한 가치의 조합(collection)은 더욱 아니다. 윤리는 투명성(transparency), 공정(fairness), 신뢰성(reliability), 충성심(royalty), 품위(dignity) 등의 개념(concept)을 포함한다.


▲ SK사옥.
윤리경영은 ‘윤리’와 ‘경영’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다. 윤리의 의미는 위에서 설명했고, 경영은 ‘사업이나 기업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윤리경영은 ‘경영활동의 규범적 기준을 사회의 윤리적 가치체계에 두는 경영방식’으로서 사업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개인의 윤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비지니스윤리(business ethics)’를 ‘윤리경영’보다 ‘경영윤리(management ethics)’로 번역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용어를 처음 도입할 때 품질경영, 환경경영과 마찬가지로 경영의 한 분야로 인식해 윤리경영으로 번역했을 것이라고 본다. 번역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전체적인 의미는 같으므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영어로 ‘business ethics’을 ‘경영윤리’보다는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한글로 ‘윤리경영’이라는 말을 사용하겠다.



명확한 개념정의와 지표가 없었기 때문에 정착에 애로
 

윤리경영이라는 번역의도와 관계없이 여러 단어와 혼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지속가능경영(CSM,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도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 윤리경영은 법규를 준수하고 직원의 윤리적 의사결정과 판단기준을 제시하지만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시민의식을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속가능경영은 환경을 보존하여 후세에 남겨주자는 목표로 시작된 개념이다.

윤리경영은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보다는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사회적 책임은 사회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민간기업이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반해, 지속가능경영은 주로 미래 환경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리경영은 넒은 의미로 기업가치(value)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윤리경영이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 영역까지 포함하고,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하위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롯데사옥
윤리라는 말이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윤리경영도 경영이라는 고차원적인 용어가 붙었기는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이 윤리의식을 가지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경영을 하면서 윤리적 기준을 지키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경영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경영자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윤리경영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와 측정기준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동안 윤리경영에 대한 많은 연구가 되어 있고, 다수의 석학들이 핵심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론(theory)은 정립되어 있는데, 경영자가 현장에서 실천(practice)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경영현장에 있으면서 윤리경영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다. 윤리경영이 정착되지 않는 이유가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실천의지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오히려 윤리경영 관리지표가 너무 이론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기업 내부에서 윤리가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리더십(leadership), 말과 행동의 일치(consistency), 모든 구성원에 대한 공정성(fairness), 공개성(openness), 정당한 보상(just reward) 등이 필요하다. 윤리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사 결정이 불법적인지, 기업이나 사회규범을 위반하는지, 행위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누구’는 이해관계자를 말하며 직원, 주주, 소비자, 지역사회, 국가를 모두 포함한다.



윤리경영이 사회적 보험역할도 수행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속성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현재 탐욕적 자본주의 논란이 일고는 있지만 기업의 본질은 이윤(profit)추구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 이윤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는지가 논란의 초점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급속하게 전파되는 현실에서 기업의 윤리경영이 핵심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해관계자에게 공평한 의사결정은 기업에 대한 충성심을 촉발해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다. 윤리경영은 정부가 기업에게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건전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 지침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핵심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비용(cost)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기업이 윤리경영을 할 때 편익(benefit)은 다양하다. 우선 기업이 윤리적 기준에 적합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fact)은 단순히 직원을 만족(satisfaction)시키는 정도를 넘어 업무의 생산성(productivity)을 높이고 강한 팀워크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외부의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충성심을 유도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도 경쟁기업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훌륭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 CJ사옥

또한 윤리경영의 준수여부는 사회적 보험(insurance)의 역할도 수행한다. 기업이 사회적 비난이나 법적 처벌을 받을 행위를 의도하지 않았거나 실수로 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평상시 윤리적으로 경영하던 기업의 경우에는 그 행위가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실수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반대로 평소 비윤리적인 행위를 일삼던 기업이라면 실수라도 악의적인 의도라고 몰아 부친다.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재벌기업의 사소한 실수에도 상상을 초월한 사회적 비난이 가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쉽다.

일부 기업가는 글로벌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생존여부도 불투명한데, 기업윤리를 말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그러나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기업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기업활동에 국경이 없어지고 있어 소위 말하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에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싹튼 지 벌써 20여 년이 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정착이 되지 않는 이유는 잘못된 사회관행도 한몫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윤리수준이 낮은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의 윤리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기업이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 것은 오너든, 임원이든, 일반 직원이든 막론하고 기업 구성원이 윤리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배금주의사상이 판을 쳐도 인간의 기본적인 윤리는 변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사람이 성공을 하기 어렵고, 반대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사회의 낙오자가 되지도 않는다. 기업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다. 국내 기업도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윤리경영도 기업의 사회적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리경영을 다루는 목적도 기업이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을 찾고 개선해야 하는 방향(direction)을 제시하고 전략(strategy)수립에 도움을 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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