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합격 가이드북을 내면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요즘처럼 빠르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대학졸업 후 다양한 조직생활을 경험한 후 국정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지도한 지도 5년이 흘렀다. 그동안 상담하고 지도하면서 부족한 시험정보와 제대로 된 준비방법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수험생을 가르치고 상담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수험 가이드북을 내기로 결심을 하였고, 그 결실이 작년에 맺어졌다. 하지만 초판이 나온 이후에도 시험에 관련된 많은 질문을 받았고, 그 답변을 모아서 새롭게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초판에 있던 내용 중 기출문제를 제외하였고, 서류전형, 면접 등에 관한 내용을 대폭 보강하였다. 이 책을 보면서 국정원 수험준비를 하는 학생은 아래 내용을 잘 이해하고 나서 책을 활용하기 바란다.
국정원 시험에 대한 정보의 부족은 국가정보기관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채용인원, 채용방법, 채용시기 등 수험생이 알고자 하는 내용 자체가 국가비밀로서 보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략적인 내용이라도 알고자 한다면 시험을 치룬 수험생의 경험, 채용공고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주변에 시험을 치룬 선배나 친구가 있으면 관련 정보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전자보다는 후자의 수험생이 더 많고, 이 책은 후자의 수험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수험생이 알고자 하는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을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국가정보기관의 채용에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는다. 나도 그동안 입수한 채용공고나 수많은 응시생과 상담을 통해 내용을 관련 정보를 파악하였다. 따라서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수험 준비과정에서 참고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식적이고 보다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자 할 경우에는 책에 소개된 국정원 인력관리실로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받도록 한다.
국정원 시험은 경력직과 신입에 차이가 있지만 약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서류전형, 2단계는 필기시험, 3단계는 면접, 4단계는 신원조사와 종합평가이다. 1단계 서류전형에는 대학 학점, 영어 성적, 자격증 및 자기소개서가 포함된다. 2단계 필기시험의 과목은 응시 직렬과 직급별로 약간 차이가 있다. 3단계 면접은 인성면접, 전문면접으로 나눠지며 경우에 따라 2~3단계로 치러진다. 면접에서 합격한 응시생만 신원조사를 하게 되며 신원조사 후 종합적인 평점을 매겨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합격을 하면 당해 연도 혹은 익년도에 임용을 하게 되는데 서류접수에서부터 임용까지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월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전형과정이 복잡하고 길어 수험생이 답답하게 느끼지만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국정원만 채용과정이 복잡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외국의 정보기관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가정보기관 요원을 선발하는 것이 필기시험 성적만으로 채용하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투철한 국가관뿐만 아니라 정보요원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었는지 여부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문지식이 풍부하다고 해도 국가관과 자질이 부족하다면 선발되기 어렵고, 국가관과 자질이 충분하다고 해도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면 채용해서 안 될 것이다. 최근 TV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소개가 자주 되고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해서 국가정보기관 요원이 되기 쉬워졌거나 채용정보가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다. 국정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채용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먼저 파악하여 자신이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이 책이 이 요구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쓰면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국가정보원이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모든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이다. 건전한 시민의식과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훌륭한 수험생이 많이 합격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라 본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는 원훈이‘정보는 국력이다’를 거쳐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뀌었다. 원훈의 변경과 관련 없이 국정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도 누가 바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화내지 않고 묵묵히 옳은 길을 걸어가는 ‘멋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수험생도 일제 식민지 시절 황량하고 추운 만주 벌판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재산과 목숨을 초개같이 바치고도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했지만 기꺼이 감수하였던 선열의 얼을 이어 받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책에 수록된 모든 내용은 국정원의 공식적인 지침이 아니라 국정원의 채용공고와 나의 수험생 지도 경험과 상담을 통해 얻은 정보라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한다. 책이 나오기까지 그동안 기출문제 복원, 자기소개서 작성경험 및 면접경험의 재구성을 위해 노력해 준 수험생에게 지면을 통해서 고마움을 전한다. 이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책이 수험생이 알고자 하는 모든 의문을 100% 해소시켜주지 못하게 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책의 내용이 나날이 충실해져서 수험생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기대한다.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개인적인 상담을 원하는 독자는 이메일(stmin@hotmail.com)로 연락하기 바란다. 아무쪼록 이 책이 국정원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