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60년 만에 오는 ‘흑룡의 해’라서 국운이 좋다는 역술학자들의 주장이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올해는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이 잡혀 있어 태풍이 휘몰아 칠 수 밖에 없어 정치권이 국민생활에 밀접한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경제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외부적으로 유럽의 국가부도위기사태, 중동의 군사적 충돌가능성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위기 등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가 산재해 있어 국가역량의 집중이 절실한 때이다.
하지만 한국은 연초부터 국가적 혼란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불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당명변경 논란, 정권 말 정부의 무기력, 1%와 99%로 대변되는 사회적 불만요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이후의 경제적 불안 등은 현재 한국의 현실로서 모든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우매한 다수의 국민이 불행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작금의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고 심각하다.
국가 혼란사태가 주기적으로, 혹은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고 있다면 국가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정도의 차이와 원인이 다를 뿐이지 이런 유형의 불안요소는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 말, 노태우 대통령의 6공화국 말, 최초의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의 말기, 김대중 정부의 말기, 노무현 정부의 말기에도 있었다. 민주화로 대통령의 권위가 무너진 6공화국부터 집권말기적 현상이 반복되고, 대통령 단임제로 권력누수현상, 집권 대통령과 일가족, 핵심 참모들의 부정부패 연루는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천문학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부정부패로 국민적 비난을 받은 전두환과 노태우 대통령, 무능과 경제실패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김영상 대통령, 외환위기 극복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목표로 했지만 진보와 보수의의 대결을 심화시킨 김대중 대통령 등 국가 최고지도자에 의한 국가혼란이 초래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정치, 경제, 문화, 사법 등 모든 영역의 리더들도 낙후된 국가시스템을 기만하며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이 혼란을 가중시킨다. 더불어 이런 혼란을 통제하고 가이드할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모든 국민이 부화뇌동하자 이제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도 파악하기 어렵게 얽혀 버려 해결책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 졌다.
그렇다면 양심적인 지식인과 의식 있는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사회가 난장판이 되더라도 ‘원칙과 소신’을 굽히지 않고 사회의 뼈대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늬만 지도자로 행세하는 사회의 모든 분야 리더들을 퇴출시켜 나가야 한다. 부패하고 기만적인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감시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런 건전한 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니 수치스러운 역사가 반복되고 사람들은 양심을 잃고 살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선거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영호남의 지역갈등, 젊은 세대와 노년세대의 세대간 갈등, 소위 말하는 1%와 99%의 계층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투표를 해야 한다. 누가 이런 사회갈등을 부추기고 있는지 파악해 낙선시켜야 한다. 국회의원 후보뿐만 아니라 대통령 후보라고 해도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된다. 한번 잘못 뽑으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몇 년 동안 머슴처럼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학습효과’가 정치에서 현저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국민의 의식수준 때문이다. 국민들도 자신이 스스로 똑똑해지지 않으면 결국 4년마다, 5년마다 선거기간만 주인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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