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하나의 인격체라고 하는데,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법률적으로 주인은 주주인데, 이를 구성하는 종업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각도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하게 기업경영의 부속품으로 여길 수 도 있으며,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생산하는 또다른 주인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구식 경영에서는 기업은 주인은 주주로 보고, 종업원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도구로만 생각한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의 기업에서는 종신고용을 보장하고 종업원들도 스스로 회사의 주인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90년대 거품붕괴이후와 한국의 IMF 경제위기전까지의 상황이다. 그러나 두 사건은 양국의 기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90년대 일본경제의 거품이 거치면서 고난의 시기에 들어서게 된다. 서양에서 일본의 위기가 일본기업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였고, 상당수의 기업들은 일본 기업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공서열, 종신고용 등을 과감하게 포기하였다. 이들은 고용과 해고를 경영효율의 관점에서 판단하였고, 최우선적으로 주주의 이익 증대, 대부분 주식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을 하였다. 당연하게 팀이나 집단의 이익에서 종업원은 개인의 성과에 관심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당연하게 일부 기업, 도요타 등 간판기업들은 오히려 거품붕괴가 구조적인 경기흐름의 문제로 보고, 경영방식을 더욱 일본식으로,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정책을 고수하였다. 하여간 10여년의 고난의 시기가 지나고, 최근에 일본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세계 경제에서 과거의 영향력을 거의 회복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최고의 제조업으로 어려움 시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한국은 97년 IMF경제위기가 발발하자, 일본경영방식을 답습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다고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IMF에서도 미국의 회계기준과 경영방식을 따라하라고 주문하였다. 기업들은 효율성을 내걸고 과감한 인력구조조정을 하였고 직원들은 불안한 신분에 이직과 전직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하게 되었다. 우리가 미국식 경영을 열심히 모방하고 있을 때, 일본은 경제가 살아났고 일부에서 오히려 일본식 전통경영방식이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주장이 일어나게 되었다. 아직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한국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 고민이 생기게된 것이다. 한국도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10여년이 다되어 간다. 하지만 실업자문제, 기업의 경쟁력약화, 직원들의 조직충성도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지역마다 기후가 다르고, 이에 따라 문화가 다르게 되고 당연하게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도 다르다. 물론 해가 뜨고 물이 흐르는 자연의 이치는 어느 곳이던지 변함없이 동일하지만, 사람들의 행동과 사회규범은 조금씩 차이가 있게 된다. 기업경영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자본주의가 먼저 발달한 서구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립된 현대 경영학이론이 어느정도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을 다루는 방법은 민족마다 다르게 접근하여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경제위기가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종업원 우선원칙을 을 충실히 지켜서 발생하였다기보다는 일부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부도덕한 경영에서 비롯된 측면이 더 크다.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 차입경영, 황제경영 등에 더불어 무책임한 관료들의 정책판단과 집행, 부적절한 대응, 부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누군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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