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9월호 (2013.08.17) [46]
CJ와 닮은꼴 사정에 ‘유통왕국’ 롯데 ‘흔들’
최재필 월간중앙 기자
롯데그룹은 골목상권 문제 등 경제민주화 현안의 중심에 서있었다. 2012년 7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정문에서 중소기업살리기전국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롯데 불매운동 선포식’에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롯데, 기업문화도 되돌아봐야 할 계기 맞아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단돈 ‘87엔’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 자수성가했다는 신 총괄회장은 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 총괄회장은 한때 도쿄 일대 수백만 평의 땅을 보유하면서 198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세계 부호 랭킹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롯데그룹의 2008년 국내 토지 보유액은 10조3153억원에서 2011년 말 기준 13조6245억원으로 1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3년 새 무려 32.1%가 증가했다. A씨는 이어 “롯데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적자 나는 일을 맡기도 했다”면서 “갑의 위치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기업이 롯데”라고 덧붙였다.
롯데 기업문화를 분석한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은 롯데의 기업문화가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경제관과 거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롯데가 내세우는 비전2018에는 사회적 책임부문이 없다.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책임감을 제시했지만 사회적 책임이라기보다는 윤리적 경영 지침에 불과하다. 국민에 대한 대기업의 책무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골목상권 문제가 터졌을 때 유독 롯데에 비난이 집중된 것을 보라. 직원에 대한 투자도 인색하다. 반롯데 정서가 생기는 이유다. 현 정부의 정책과 이질적인 부분이 많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롯데는 다른 기업이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할 때 국민의 주머니를 노렸다. 정서상 비호감 기업이다. 투자에도 매우 인색하다. 투자를 단순히 백화점 짓고 마트 세우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 투자는 부동산 투기와 비슷하지 않나? 백화점 지으면 그 주위에 땅값이 오를 것이고 나중에 팔면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 투자 말고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실시하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R&D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직원에 대한 투자는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 그래서 롯데 제품은 창조의 산물보다 모방한 것이 많다. 롯데가 갖는 한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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