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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해당되는 글 239건


사람이 사람구실 제대로 하면서 살기란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사한 시중의 일에 무심하기도 그렇고, 딱히 할 만한 일을 찾기도 어렵다. 장마철 더위는 후덥지근하고 찌는데, 올해는 유난히도 그러한 것 같다. 마음이 심란하여 책을 잡고 읽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몇 자 적어보게 된다. 며칠 전에 누가 보내 온 글 중에서 마음에 담고 싶은 부문이 있어 소개해 본다.

 

1. [오해]가 사람을 잡는다. 반드시 진실을 확인하라.

서로 확인을 하지 않고 추측만 하게 되고, 오해가 오해를 불러오고, 쌓인 오해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경우도 허다하다. 부모를 죽인 원수도 대화를 하면 용서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말이 있다.

2. [설마, 괜찮겠지]가 사람 잡는다. 미리 대비해야 한다.

세상이 혼란하고 복잡해질수록 단순한 생각과 예측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슨 일이던 일어날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한들 미리미리 대비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일을 대충 처리하면 언젠가는 탈이 난다. 모든 일은 철두철미하게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3. [극찬]이 사람 잡는다. 칭찬은 신중히 하고, 내가 칭찬을 받을 때에는 교만하지 말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나와서 인기를 끈 적이 있듯이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상황에 맞지도 않은 칭찬은 어색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남긴다.

4. []이 사람을 잡는다. 따뜻한 정과 함께 냉철한 이성을 가져라.

잘못된 애정과 편애는 오히려 대상자를 파멸시킨다. ‘미운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에게 매를 들어라는 속담을 잊어서는 안 된다.

5. [호의]가 사람을 잡는다. 호의에 담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반드시 은혜로 받으라.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고 한다. 호의를 받는 사람도 호의를 베푸는 사람도 한번 더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6. [차차, 나중에]가 사람 잡는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오늘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경우 내일 할 일도 없게 된다. 일은 해야 하는 때가 있는 법이다. 사람은 귀찮고 욕 먹는 일은 나중에 결정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하던 나중에 하던 해야 하는 일은 똑 같지만, 오히려 나중에 하게 되면 잘 해야 본전인 경우가 많다.

7. [공짜]가 사람 잡는다. 반드시 댓가를 지불하라.

공짜를 좋아하지 말라는 것이다. 선물이던 마음이던 받았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서 부담되는 것은 받지 않아야 한다.

8. [뇌물]이 사람 잡는다. 선물은 받되, 뇌물은 받지 말고, 치우치지 말라.

공무원이나 정치인을 포함하여 모든 월급쟁이는 자신의 급여로 살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 상식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선물은 어떤 변명을 해도 뇌물에 해당된다.

9. [이번 한 번만]이 사람을 잡는다. 한번이 열 번 백 번이 된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좋지 않은 생각과 습관은 애초부터 싹을 짤라야 한다. 내 마음 속에 도둑을 키우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면서 살아야 한다.

10. [남도 다하는데]가 사람을 잡는다. 세상모든 사람이 다해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세상 살면서 세상과 다른 사람을 탓할 필요가 없다. 법을 위반하던 양심을 버리던 다른 사람을 핑계 대서는 안 된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생각을 반대로 하면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하지 않는다이다.

 

외국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뽑는 행사가 있다. 얼굴이 예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뽑는 것이다. 유명한 정치인도, 인기 높은 연예인도, 돈을 많이 번 사업가도 아닌 남을 배려하고 불의에 항거하면서 인간의 가치를 지켜낸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끼지 못하고 살면서 세속의 욕심과 너무나 인간적인 기준에 얽매여 이 땅에서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을 찾지 못하는 우리는 불행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고 경제가 어려워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개인적으로도 복잡한 일이 많았는데, 지난 주에 가까운 후배가 강원도 속초에서 휴가 보내고 있는데 바다 바람을 쐬러 오라고 해서 주저 없이 속초행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다. 출퇴근 하면서 매일 지나다니는 강변역 동서울터미널에 가서 속초행 막차를 탔다. 서울은 날씨가 맑았지만 강원도 접경에 접어들면서 안개가 끼었고 대관령을 넘어가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날 밤 파도가 쉼 없이 부서지는 속초 해변에서 밤 하늘의 초롱초롱한 별을 보면서 캔맥주 한잔 하려는 계획은 무산되었다. 대신 파도 소리가 들리는 해변 횟집에서 제철인 오징어 회에 병맥주만 마셨다. 해변이 아닌 횟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어 처진 기분도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 속에 사라져 버렸다.‘마음 속의 부처라고 세상의 모든 행복과 고통, 걱정이 모두 내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새벽녘에 해변을 거닐면서 거칠어진 해변의 파도소리 속으로 근자에 가졌던 근심을 실어 보냈다. 가끔씩 자연 속으로 돌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는가 싶다.

다음 날 새벽부터 비가 내렸지만 간밤의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속초의 명물인 곰치로 끓인 곰치국인, 물곰탕을 먹으러 갔다. 20여 년 전 속초에 머물렀을 때 자주 먹으러 갔던 속초 시장의 단골집을 찾아 갔지만 없어졌다. 시장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요즘 곰치가 안 잡혀서 시장통에 있던 집들은 전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동명항 근처에 전통식으로 곰치국을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사돈집(033-638-0915)’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이미 가게 안에는 간밤의 술에 찌든 주당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벽에는 물곰탕을 예찬하는 지역 시인의 글이 걸려 있었다. 속초 인근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했다는 시인도 나처럼 술을 좋아했는지 시원한물곰탕의 매력을 잊지 못한 듯 구절마다 찬양 일색이다.

곰탕을 한 그릇 시원하게 비우고 나니 기분이 개운해졌다. 관동팔경이라는 청간정에도 올라보고 영랑호 근처 바위에도 올라가 보고 숲 속을 산책도 하였다. 속초는 20년 전과 비교해서 단지 청초호에 다리가 생긴 것을 빼고는 발전된 곳이 하나도 없어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갈 수가 있었다. 속초의 매력은 산과 바다가 같이 있다는 것인데, 구름과 해무에 뒤덮힌 설악산은 흔적조차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미시령 옛 고개길을 넘어면서 속초 해안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해무로 인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고개를 넘자 날씨는 다시 맑아졌고 간밤에 비도 오지 않은 듯 전혀 딴 세상이 되어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30년 이상 공직에 계시다가 정년퇴직하여 강원도 인제 버스터미널 앞에서 하늘 내린 황태구이집(033-461-5400)’을 하시는 옛 지인을 만나러 갔다. 90년대 초반에 속초에서 머물 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니 20여 년 만에 만나게 된 것이다. 진부령 고개에서 말리는 황태가 일품인데 요즘은 중국에서 말린 황태도 들어오고, 러시아에서 말린 황태까지 강원도 골짜기에 들어온다고 한다. 중국산은 흙 냄새가 나고 러시안산도 약간 묵은 내가 난다고 하는데 먹어보지 못했으니 구분을 할 수는 없었다. 상위에 오른 각종 산나물과 야채는 직접 산에서 손수 채집하였거나 재배한 것이라고 했다. 취나물이며 두릅 등 각종 산나물과 텃밭에서 재배한 야채로 만든 반찬과 강원도 청정쌀로 지은 밥이 새하얀 이천 도자기에 담겨서 배고픈 나그네를 정갈하게 맞았다. 정성이 깃든 진수성찬으로 잘 대접받았다. 직접 채취하고 재배한 산나물과 야채로 상을 차린다는 소문에 설악산 등산을 다녀오는 등산객 일행들이 방은 가득 메우고 주인장과 산 얘기를 하느라 부산하였다.

복잡하고 삭막한 서울에서 살면서 고향 지리산을 항상 그리워하지만 멀다는 핑계로 잘 가지 못하는데, 이번 여름에는 꼭 한번 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공미가 가미된 것보다 풋풋하고 세련되지 못하지만 자연 그대로가 좋고, 번잡한 도심보다는 한적한 시골이 더 마음에 든다. 그 분도 강원도 인제가 고향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고, 그 곳에서 자란 자식들의 고향이니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20년 전의 코흘리개 아들은 벌써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씩이나 두고 원통에 살고 있었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간만에 정신이 맑아지고 유익한 강원도행이 아닌었던가 싶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아프게 되면 병원 문턱이 이렇게 높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일반인이 난치병이라고 하는 병에 걸렸을 경우 최고의 전문의가 누구인지 알기도 어렵고 또한 직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어렵다.

최근에 아는 선배님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양의학 분야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분들의 명단을 보내주셨다. 대부분 한국의 최고병원에서 근무하는 분들이라 안다고 해도 직접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1. 간이식의 아산병원 승규 박사

2. 위암 연세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

3. 대장암 서울대 박재길교수

4. 척추변형 수술일인자 상계 백병원 석세일 교수

5. 당뇨 서울대 이홍규 교수

6. 심장병 삼성서울 병원 이영탁 교수

7. 유방암 서울대 노동영 교수

8. 신장질환 세브란스병원 한대석교수

9. 왜소증 고대구로병원 송해롱 교수

10. 소아정신 서울대 조수철교수

11. 치매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

12. 소화기 내과 전문의 (담석, 춰장)서울 아산병원 김명환 교수

13. ,식도 외과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신영목 교수

14. 혈내과 전문의(백혈병) 여의도 성모 병원 김춘추 교수

15. 정형외과 전문의(디스크) 서울대 이춘기 교수

16. 피부과 전문의 서을대 윤재일 교수

17. 수부외과 전문의 (수지접합) 두손병원 황종익 원장

18. 뇌혈관 전눔의 분당 서울대병원 오창완 교수

19. 후두질환 전문의 영동 세브란스 최홍식 교수

20. 안과 전문의 분당서울대병원  이진학 교수

21. 갑상선 수술전문의 신촌세브란스병원 박정수 교수

22. 결핵 전문의 상성서울병원 권오정 교수

23. 전립선 남성의학 중앙대의료원 김세철 교수

24. 심장이식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박표원 교수

25. 소아 성형외과 서울대 김석화 교수

26. 류마티스 전문의 강남성모병원 김호연 교수

27. 아토피 전문의 신촌세브란스 이광훈 교수

28. 화상전문의 한강성심병원 김종현 교수

29. 코질환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동헌종 교수

30. 인공와우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이광선 교수

31. 재활의학전문의 신촌세브란스 박창일 교수

32. 간암전문의 서울대병원 이건욱 교수

33. 소아심장전문의 부산대학교 성시찬,이형두 교수

34. 만성통증 강남 차병원 안강 교수

35. 자궁암 점문의 건국대 이효표 교수

36. 정신전문의 고려대안암병원 이민수교수

37. 위암점문의 한양대 권성준 교수

38. 폐암전문의 국립암센타 조재일,이진수 교수

39. 뇌종양전문의 보라매병원 정희원 교수

40. 유방암전문의 삼성서울병원 양정현 교수

41. 대장암전문의 신촌세브란스 김남규 교수

42. 감염내과전문의 서울대 오영돈 교수

43. 신장이식 서울대아산 한덕종 교수

44. 천식,알레르기 아주대 박해심 교수

45. 소아비뇨기과 서울대 최황 교수

46. 신경과(간질) 삼성서울 홍승봉 교수

47. 흉부외과 건국대 송명근 교수

48. 신경외과 분당서울대 김현집 교수(목디스크)

49. 심장내과 부천세종병원 노영무,황흥곤교수(고혈압0

50. 산부인과 서울대 김전구 교수(갱년기)

51. 소화기내과 삼성서울병원 유병철 교수

52. 가정의학과비만센타 내장비만 서울백병원 강재현 교수

53. 대장항문과(치질) 대항병원 이두한 원장'

54. 내분비내과(당뇨) 손호영 교수

55. 안과 서울대 정흠 교수

56. 통증의학과 아주대 김찬 교수

57. 구강악안면외과 서울대치과 이종호교수

58. 비뇨기 고려대안암병원 천준교수

59. 소아외과 삼성서울 이석구 교수

60. 위암 경북대 유완식교수

61. 종양내과서울대 허대석교수

62. 형광와과 삼성서울병원 김동익교수

63. 신경정신과 서울대 정도언교수

64. 소아전문의 삼성서울 구홍회교수

65. 화상성형 한강성심 정영철교수

66. 췌장질환 서울대 김선회교수

67. 소아청소년과, 미숙아전문의 박원순교수

68. 정형외과 경희의료원 배대경교수



5월은 가정의 달로 휴일도 많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아 가족들과 나들이도 하고, 대화도 많이 하게 된다. 그동안 직장생활로 정신 없이 바빠서 가정에 소홀히 하였지만, 가정의 달이라는 핑게로 가족들을 챙기고 좋은 관계를 가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혹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려고 하니 어색하게 느끼게도 한다. 결과적으로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가족간의 관계가 더욱 좋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좋은 의도와 분위기를 죽이는 것이 말이다. 평소에 집 밖에서 사회생활만 하면서 가족들과 대화가 많지 않았던 직장인들은 가족과 화제를 선택하고 대화를 하는데 애로를 겪게 된다. 아이들과 가족들이 좋아하는 화제를 선택하기란 아주 어렵다. 화제선택도 중요하지만 대화하는 요령이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아래 10가지를 참조하면 좋을 듯 하다.

 

1. 말을 독점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기회를 주어라.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 교류이다. 자신이 어른이라고, 가장이라고 말을 많이 해야 하거나 하라는 법은 없다.

2.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지 말라. 가족간이라고, 편안한 상대라고 품위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말이란 아무리 거르고 걸러도 잘못된 말이 나오게 마련이다.

3. 가족간의 공통 화제를 선택하라. 화제가 잘못되면 남의 다리를 긁는 셈이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니라 가족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야 한다.

4.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은 하지 말아라.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하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어렵게 마련한 시간의 분위기만 나빠진다.

5. 미운 사람에게는 각별히 대해라. 평소에 어색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오래간만에 해소할 수 있게 친절하게 대한다. 각별하게 대해주면 적군도 아군이 된다.

6. 말이 씨가 된다. 자신이 뱉은 말은 씨가 되어 싹이 트게 된다. 필요 없는 단정이나 자만심을 표현할 필요가 없다.

7. 입으로만 말하지 말고 표정과 눈으로 온몸으로 말하라. 눈과 표정은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대화 시에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서 말을 잘 조절해야 한다.

8. 활기 있게 말을 해라. 부정적인 이야기나 힘 없는 목소리는 사람을 불쾌하게 한다. 반대로 생동감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한다.

9. 말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책임을 질 수 없는 말은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기억력이 의외로 좋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10. 말에는 메아리 효과가 있다. 자신이 한 말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나쁜 말도, 좋은 말도, 풀이 죽은 말도, 활기찬 말도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스스로도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과 진지한 대화가 많지 않은데, 시간이 날 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데는 익숙한데, 아이들과는 10분만 대화를 해도 소재가 떨어지고 따분해져서 이어가기 어렵다. 여러 사람들이 하는 좋은 얘기를 정리해 보면서 내 마음도 다시 가다듬어 보게 된다. 5월 가정의 달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자주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였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노력하면 좋아지겠지?



금융부문의 신용경색이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로는 기계적인 (mechanical) 것과 심리적인 (psychological) 것을 들 수 있다. 우선 기계적인 이유는 각종 경제활동이 금융기관의 “돈을 돌리는” 역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주택, 자동차 등 각종 내구재의 구입은 물론 일상 소비를 위해 지출하는 많은 부분이 신용거래이고, 기업의 투자자금조달은 물론 현금 및 유동자산관리 또한 많은 부분을 금융기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은 곧 심장이상에 의해 피가 돌지 않을 때처럼 몸 각 부분이 괴사하기 시작하는 전체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빨리 심장을 고쳐서 피가 돌기 시작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위기확장의 심리적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심리적인 이유란 바로 신뢰(confidence)의 추락이다. 소비자가 행복 추구를 위해 소비를 하거나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투자를 하거나 은행이 이들에게 대출을 할 때, 그들이 거래의 조건이나 결과에 대해 기본적으로 믿는 바탕이 있어야 정상적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지금 사야 하는지 지금 투자해야 하는지 혹은 지금 대출해 줘도 되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면 경제활동은 위축되거나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비정상적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통상 치과소비는 소득이 줄면 소비도 주는 정상재 (normal good)인데, 소득이 줄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너무 나빠서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직장을 잃고 따라서 보험도 잃기 전에 검진과 치료를 받기 위해 치과소비가 늘어났다는 것이 그 한 예가 된다. 실제로 한 분기에 국내총생산(GDP) 6% 이상 줄고 한 달에 평균 60만개 이상의 직장이 줄고 있는 현실은 대공황 이후 미국이 경험하는 최대의 비정상적 경제상태임이 여실 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미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뛰어난 투자실력 때문에 현인으로 불리우는 워런버핏(Warren Buffett) 에 의하면 지난 3 9일 현재 미국 경제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표현에 공감하였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은 중력가속도가 붙어서 점점 빠르게 추락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붙잡아 끌어올리기가 어려워짐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결국 공황(Depression)으로 치닫고 말 것인가? 저명한 경제학자인 배로우(Robert Barro)는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등 25개 국가의 금융위기와 공황을 역사적으로 분석한 결과 일단 주식시장이 붕괴되면 공황으로 이어질 확률이 40%가 넘었다고 하였고, 지난 3 11 NBC방송이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약 50명의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는 현상황이 공황으로 갈 확률은 1/6 정도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미국경제가 공황으로 추락하지 않고 현재의 위기 또는 불황(recession) 상황을 탈피하여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일찌기 케이즈(John Maynard Keynes)는 실업자가 늘다가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충분히 내려가서 고용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경제가 불황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노동자들 임금과 실업률문제는 경제정책상으로도 중요하지만 여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므로 이러한 방법으로 회복되길 기다릴 수는 없고, 회생능력이 희박한 자동차업계를 지원해 줌으로서 현 오바마정부도 “일자리 상실”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밖에도 케임즈는 적어도 두 가지 경제회복의 길을 제시했는데 이들은 앞서 말한 현 경제위기의 기계적 심리적 이유들과 각기 관련이 있다.

케인즈는 신뢰가 회복되어 소비심리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그는 투자가 이자율만의 함수가 아니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크게 좌우된다고 하였다. 가령 정부가 통화량을 늘여서 이자율을 바닥까지 내린다 해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 경제상황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신뢰를 회복하여 경제활동의 물꼬가 트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백한 방법이 보이지도 않는다. 돌이켜 보건대 한국의 1997년 경제위기 때는 위기극복을 위한 범국민적 의지가 있었고 이는 “금모으기운동”같은 결집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결국 신뢰회복의 문제는 한국의 예처럼 소비자 기업 은행들이 같은 믿음이나 의지를 갖게 되는가 하는 것인데, 미국의 사회문화적 다양성은 한국과 큰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까지도 오바마 대통령 자신을 포함한 고위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대중과의 대화 시 상황이 얼마나 더 심각해질 수 있는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서 심리적 위축을 우히려 부추겼다는 지적도 할 수 있다. 게다가 간간히 하지만 계속적으로 드러나는 월가의 탐욕적 불법행위나 구제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의 공공자본 유용행위 등은 경제적 신뢰의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

경제위기의 기계적 원인과 관련된 케인즈의 해법은 돈을 정부가 나서서 돌리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막대한 돈을 금융시장에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돈을 쌓아놓고 돌리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금융기관이 그래야 하는 이유야 어쨌든 간에 케인즈 표현에 의하면 “유동성함정 (Liquidity Trap)”에 빠져서 통화정책이 무용지물이 된 상태인 것이다. 사실 은행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손해가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복잡한 구조의 부실부채를 껴안고 있는 입장에서 들어온 돈을 자본확충(recapitalization)에 쓰든지 해야지 만약 누구든지 부도낼 수 있는 상황에서 대출로 돈을 내보낸다는 것은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우기 다른 은행들이 돈을 돌리지 않는한 자기 은행만 돈을 돌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위험을 떠안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 같은 것이 현 상황이다.

정부가 직접 돈을 돌린다는 것은 금융기관이나 통화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소비 또는 공공투자 등을 통하여 돈을 노동자나 기업들에 쥐어주고 쓰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의 효과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간을 대신해서 정부가 평상시에 소비주도로 돌아가는 미국경제 방식을 그대로 되살린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케인즈의 해법이 루즈벨트대통령의 대공황극복을 위한 뉴딜(New Deal) 정책의 근간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8000억불에 가까운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정책(Stimulus Package) 또한 이를 따르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나 지나친 재정적자로 인한 제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이같은 정부의 직접소비가 불황을 종식시키고 경제상태를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간단히 결국 그렇다는 것인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경제가 회복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앞서 언급된 NBC방송 서베이에 의하면 경제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10월쯤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잠깐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추세로 돌아가곤 하는 베어마켓랠리(Bear Market Rally)를 반복하는 증권시장과 약간의 회복 기미를 보이는 신규건설 주택시장 등 복잡한 상황에서 경제회복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사실 NBC방송 서베이의 같은 경제전문가들이 한달 전에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회복시기가 올해 8월이라고 했던 것이다.

경제회복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정책에 대한 비관적 입장이나 위축된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정부가 직접 나서서 돈을 돌리기 시작했기에 언제든 사람들의 경제적 신뢰가 회복되고 소비 투자욕구가 살아나면 실물경제가 자극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실물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금융기관들이 떠안고 있는 불량채무의 부담도 줄어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이 나서서 돈을 돌리기 시작하는 정상적인 행동이 시작되어 경제회복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볼 때, 오바마대통령이 최근에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필두로 경제회복에 관해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구체적 정책내용이상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진작시키려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  외부칼럼 현미국 경제위기상황의 원인과 전개(1/2) -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2009. 4. 4. 15:55

작금의 미국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영원히 유지될 것 같은 세계유일강대국인 미국의 위상이 치명상을 입고, 세계 기축통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달러와에 대한 불안과 우려감은 달러가치의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현재 미국 좁스홉킨스대 Carey Business School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신 정광수교수님의 칼럼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경제위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개과정을 잘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원인이었든 결과이었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미국의 대공황은 금융부분의 실패와 직접 관련이 있었고, 공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일련의 조치가 은행업에 대한 규제와 법령 정비를 포함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33년에 제정된 Glass-Steagall법은 은행 영업 영역을 전통적인 대부업을 전담하는 상업은행과 각종 유가증권을 발행하고 기업합병 등을 투자자문해주는 일을 전담하는 투자은행으로 나누어 서로의 영역을 넘지 못하도록 정하였고  FDIC를 설립하여 상업은행에 예치된 예금만을 정부가 일정한도까지 보장해주기로 하였다. 이때 J.P. Morgan 은행에서 투자자문 업무를 하던 부서가 떨어져 나와 만들어진 것이 Morgan Stanley 투자은행이다. 한편 이러한 분리정책 하에서 투자은행들은 특히 근래에 이르러 새로운 금융상품 및 금융기법의 발달과 기업합병의 성행에 힘입어 크게 발전하고 성장하였다. 반면 상업은행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은행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엿보게 되었고 마침내 1999년에 제정된 Gramm-Leach-Bliley 법은 은행지주회사가 다른 금융기관을 소유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그 길을 터주었다.

 

   현 경제위기는 금융위기에서 비롯되었고 금융위기는 또 주택시장의 불황 혹은 붕괴에 따른 결과로 보이는데, 그 근원이유중의 하나가 소위 말하는 주택담보대출(mortgage, 모기지)의 “유동화 (securitization)” 이다. 모기지를 빌려주는 즉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형식상으로는 매달 일정한 금액을 거두어 드리는 안정적인 투자인 듯 하지만, 빌린 사람이 월납부금을 체납하게 될 가능성 또 대출금을 일시에 갚아버릴 가능성 등 수반되는 위험을 계산하기가 매우 어렵기에 실상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아니었다. 더우기 우량(Prime) 모기지와는 달리 신용상태가 상대적으로 불량한 사람들에게 대출된 Alt-A Subprime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그러한 위험을 “정교한 방법”으로 예측하고 가격을 매겨서 모기지를 투자대상으로 유동화시켜 탄생한 금융상품이 소위 말하는 “부채담보부증권 (CDO)”이다. CDO는 쉽게 말해서 불량모기지를 우량모기지와 적절히 섞어서 “괜찮은” 모기지묶음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얇게 저민 닭고기를 튀겨서 썰지 않은 양상치위에그대로 놓으면 메뉴에 육식요리인 치킨까스로 등장하지만 잘게 썰어서 역시 잘게 썰은 양상치와 섞으면 메뉴에 본래 채식요리인 샐러드의 일종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문제는 가능하면 많은 치킨을 샐러드에 얹어서 팔고 싶은데 얼마나 많은 야채와 섞어야 샐러드로 통과되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답은 샐러드 평가 담당자가 협조해주면 쉽게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초과된 치킨을 눈감아 주도록 부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돌이켜볼 때 문제는 이러한 “괜찮은” 모기지묶음이 신용등급 평가기관들에 의해 우량(AAA등급)으로 평가되고 따라서 투자가들 눈에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인식되어 결국 걷잡을 수 없는 분량이 발행되고 거래되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때 “금융혁신(financial innovation)”으로 불리었던 CDO의 가격산정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그 분명한 이유 중의 하나는 “월가의 탐욕 (greed of Wall Street)” 이다. 금융시장이 왜 잘 작동하고 가격이 어떻게 주어진 상황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반영하는가에 대한 교과서적인 대답중의 하나는 월가의 수많은 인재들이 각 금융거래의 양편으로 나뉘어 최선을 다해 이익추구를 한다는 것이고 이는 곧 많은 사람의 경쟁원리에 대한 믿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밝혀진 월가의 작동원리는 적어도 CDO에 관한 신용평가기관과 발행기관들이 서로 봐주며 탐욕을 만족시키는 도덕적 해이에 좌우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분명한 이유는 위험을 예측하는 “정교한 방법” 자체가 완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많은 예측 모형들처럼  기본 계수들이 과거의 관측치에 의거해서 산정되었는데,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부도나는 모기지들이 급증하게 되자 과거의 주택시장 활황과 낮은 부도율에 의존한 계수들은 무의미해 지고, 결과적으로 볼 때 CDO의 위험은 그동안 과소평가되어 거래되었었음이 드러났다.

한편, 괜찮은 모기지묶음으로의 유동화의 인기와 급속한 진전은 계속 더 많은 모기지를 재료로 필요로 했고 따라서 모기지 대출 대상은 점점 더 체납이나 부도 위험이 큰 사람들로 확장되어 갔다.  실제로 전통적인 모기지 형태가 아닌 “이자만 내는 모기지(interest-only mortgage)” 등 신종 모기지들이 등장하여 CDO로 변환되곤 하였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전에는 가난하거나 이미 모기지로 집을 소유해서 더 이상 모기지를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게 됨음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는 주거의 목적이든 투자의 목적이든 주택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주택시장의 거품형성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한없이 계속될 수 없는 것이고 이에 모기지를 체납하거나 부도를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결국 CDO 시장은 붕괴의 길을 가게 되었다

이러한CDO시장의 붕괴는 전체 금융시장에서CDO라는 특정금융상품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CDO또 이와 유사한 또는 이에 의존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을 의미함은 물론 “위험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한 신뢰”가 깨진 금융기관의 활동은 급격히 위축되거나 정지되었고 이는 “돈이 돌지 않는 금융경색(credit crunch)”를 의미하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은 물론 세계각국의 유수한 금융기관과 투자펀드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그 결과 더러는 도산하거나 흡수되어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한때는 어떤 투자기관이 얼마나 더 큰 손실을 보았는지가 뉴스거리가 되었으며, 금융경색 현상이 월스트리트 (Wall Street)에서 끝나고 메인스트리트(Main Street, 실물경제)로는 크게 퍼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메인스트리트의 위기가 도래했음을 체감하며, 실업율 도산율 등 각종 위기적 현상과 연방정부 및 중앙은행 등 각종 정부기관들의 대처방법 등에 지대한 관심과 두고 희망을 거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금융부문에서 시작된 문제가 어떻게 실물경제 아니 전체경제의 위기로 커진 것일까? 사실 금융부문의 유동성문제가 순식간에 실물경제위기로 퍼질 수 있음은 한국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험한 1997년 경제위기에서 잘 알려진 바가 있다. 그당시 시작은 달러부족으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유동성문제였지만 곧 수많은 기업도산과 실업자가 양산되는 경제위기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던 것이다. 당시 세계경제 차원에서 보면 한국의 경제위기는 국지적이었고 따라서 원화의 평가절하에 힘입은 수출의 지속적인 확장이 신속한 경제회복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이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현재의 미국경제는 위기의 발상지임은 물론 경제규모의 3분의 2 이상을 소비에 의존하는 교역구조상 주요 수입국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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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만과 겸손에 관해서 -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2009. 3. 25. 16:00

세상에 스스로 자신이 잘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된 사람으로 존중을 받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를 소위 자기PR’시대라고 하지만 교만보다는 겸손한 것이 더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많은 지식과 논리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면서 상대를 설득하거나 제압할 수도 있지만, 겸손하게 상대를 인정하면서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 더욱 효과적일 경우도 많다. 어느 선배님이 보내주신 아래의 이야기는 보고 더욱 그러한 생각이 확고해진다. 정말 읽기에 좋은 글이다.

 

말로는 누구에게고 져 본 적이 없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말발이 아주 센 초로의 할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니가 조용했습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니는 벼르고 별렀습니다. 며느리를 처음에 꽉 잡아 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전혀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그때마다 시어머니의 발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느닷없이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냐?" 하고 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친정에서 배워 온다고 했어도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자꾸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하고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한번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 나왔다고 하느냐?" 시어머니는 공연히 며느리에게 모욕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무슨 말대꾸라도 해야 큰소리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 밑으로 기어 들어가니 불안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이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은 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되는 것입니다. 좌우간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모든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와 힘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며느리가 겸손으로 내려가니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겸손에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위의 이야기처럼 자신보다 못한 상대에게 지거나 자신을 낮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말발이 강한 시어머니라고 해도 대학교육을 배운 신세대 며느리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기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며느리는 자신을 최대한 낮추면서 고집스러운 시어미니를 감복시킨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대꾸를 하였다면 시어머니가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나이와 권위를 앞세워 바람 잘날 없었겠지요. 사실 자신을 낮춘다는 것이 어떤 때는 죽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만보다 겸손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영원한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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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지니스대화 시 주의할 10가지 -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2009. 2. 11. 10:23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것이 대화의 기술이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대화를 잘 할 줄 아는 사람도 매우 드문 형편이다. 대화의 방법이나 기술 등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소에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다른 사람과 같이 나누고 싶은 몇 가지 교훈이 있어서 적어본다. 

 

1. 올바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올바른 생각을 하면 올바른 말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을 주로 하게 되면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말을 하기 쉽다.

2. 재미있게 말을 해야 한다. 서로 다투지 않는 이상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지식을 나누는 좋은 시간인데, 재미가 없다면 빨리 지루해지게 된다.

3. 공통의 화제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만 알고 있는 화제이거나 다른 사람은 재미 없어하는 화제로 자신만 재미있어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4. 대화상대에 적합한 말을 선택해야 한다. 컴퓨터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컴퓨터 용어를 사용하거나 특정 직업의 사람들만 사용하는 은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5.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한다. 말이라는 것이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거나 설득하기 위한 것이므로 상대가 듣고 동의를 하려면 최소한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6.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화에서 상대의 역할도 50%를 차지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틀렸다는 사람과 대화를 할 의지를 가지기는 어렵다.

7. 상대방이 말을 할 때는 열심히 경청해야 한다. 자신이 열심히 말을 하는데 상대방이 딴짓을 하거나 끼어들면 기분이 나쁘듯이 상대방도 동일하다.

8.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특별하게 상대방이 요청해서 하는 충고라고 할 지라도 분위기를 잘 파악해서 절제해야 한다. 괜히 좋은 관계를 해치기 때문이다.

9. 대화를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문이 있다면 이해될 때까지 물어야 한다. 제대로 듣지 못했거나 이해를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말을 하는 상대방에게도 실례가 된다.

10. 말을 잘 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누구나 말을 할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무난하게 잘한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지 않고 태어나면서부터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기업 정보전략에 관한 컨설팅, 자문과 강의를 하면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 나 자신부터도 대화의 기술은 자연히 시간이 가면 개발되는 것으로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고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지 않은 말인지, 재미있어 하는 주제인지,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인지 등 충분한 배려를 하면서 대화를 하였는지 반성을 해 본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먼저 그것이 옳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하였는지 의심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전문가라는 자만심 속에서 대화의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자세가 부족하지 않았다 싶다. 최소한 위의 10가지부터 잘 지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조금씩 좋아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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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확대정책의 성공조건 -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2009. 1. 30. 10:27

경제가 어렵다고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을 하고, 근로자는 고용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고용을 안정시키고 신규고용을 늘리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를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이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몇몇 기업에서 도입하여 그 효과를 보았다고 하고, 현재의 위기국면에서 최소한의 해결방안으로 보여 반대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주도함에 있어 선결되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근로자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아래 몇 가지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첫째 국내 생활물가를 대폭 낮춰야 한다. 한국 신입사원의 평균 급여가 다른 일본, 대만 등의 국가와 비교하여 높다고 하면서 급여를 낮춰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이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 상위 1, 2위를 매년 다투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적인 급여 수준이 높은 것이 아니다. 살인적인 물가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급여를 적게 받고 있다. 높은 교통비, 생활필수품 가격, 통신료 등을 조정하지 않고 급여를 낮춘다면 봉급생활자의 생활의 질은 급격하게 낮아지게 될 것이다.

한국의 물가가 국민소득수준이나 국제 원자재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은 정부 관료들의 태만과 국내 대기업의 독과점구조 때문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한번 올라간 물가는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져 가격하락요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요인 중 하나는 기초산업과 생필품 업계의 독과점과 담합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독과점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높은 물가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용안정을 핑계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둘째 주거비를 대폭 낮춰줘야 한다. 최근 한국은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평균 급여수준에 비해 집값이 너무 높다. 집을 사거나 전세집을 얻으려고 해도 급여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서 주변 시세보다 싼 장기전세를 준다고 하지만 실제 그 금액이 주변 전세보다 오히려 비싼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건설비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여 아파트 거품 형성을 주도하였으므로 이제 거품을 걷어 내어 합리적인 수준의 주택가격에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당국자들도 이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근로자가 국민의 평균 저축률로 3~5년 저축하면 한 가정이 살 수 있는 규모의 주택을 전세로 얻을 수 있어야 하고, 8~10년 저축액으로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전세는 비싸도 5,000만원 이내여야 하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은 평당 500만원 이내, 수도권은 400만원 이내, 지방은 300만원 이내가 되어야 합리적이다. 토지에 낀 거품을 제거하고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의 기관을 잘 활용하여 주택건축비를 현실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현재 거품이 잔뜩 끼어 국민의 구매력과 상관없는 높은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푸는 정책을 정부가 취한다면 정부는 부동산 보유자, 즉 기득권자를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서민과 신규 봉급자를 착취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구매력을 고려하지 않은 부동산 가격의 무리한 유지정책은 정부와 기득권자의 바램과는 정반대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셋째 정부는 21세기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운하, 경인운하, 4대강 정비사업 등의 건설프로젝트는 고용창출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투입비용 대비 고용을 가장 많이 내는 업종이 건설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다. 미래 수종사업으로서의 서비스업종이나 하이테크놀로지, 바이오산업 등에 한정된 정부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내수진작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 교육, 의료 등은 고용유발효과가 커다.

정부와 공기업분야의 인턴제도도 문제가 많다.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인턴제도도 일시적인 고용착시현상만 불러올 뿐이다. 인턴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들에게 단순한 잡무를 처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원과 동일한 교육과 업무수행 기회를 제공하여 제대로 된 경험을 쌓게 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턴이 끝난 후 소속 기관장이나 정부가 주겠다는 추천서는 사기업 취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허울 좋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인턴을 뽑겠다고 언론에 보도되는 공기관 중에서 이러한 근본취지에 공감하고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없다고 본다.

만약 위 세가지 선결요건이 이행되지 않고 실질적인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확산된다면 오히려 고용조건을 악화시키고 내수진작도 어려울 것이다. 기업과 부동산 과다보유자 등 기득권도 근로자와 서민들과 공평한 고통감내를 통해서만 사상 초유의 경제난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정책당국자들이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얄팍한 속임수 정책을 남발하면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극단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이다. 경제난이 오히려 전통적인 한국병, 즉 겉치레와 허례허식, 과다한 부동산 거품, 관료들의 부정부패,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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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투기로 인한 경제위기와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 - 저자의견 및 칼럼소개 - 2009. 1. 16. 10:31

몇 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몰아친 부동산의 광풍은 파생상품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을 불러 일으켰다. 건전한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는 부동산 투기거품은 소위 말하는 폭탄 돌리기의 수순 끝에 급격하게 꺼지고 있다. 지난 노무현정권도 묻지마 식의 부동산 투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공기관의 지방이전, 신도시의 개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으로 인한 양극화는 팽창된 거품의 유지시키거나 오히려 키워달라는 국민적 염원을 바탕으로 한나라 정권이 탄생하였다. 각종 개발공약과 경제발전을 약속한 공약으로 역사상 최대 표차로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정권만 바뀌면 모든 것이 저절로 잘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몰아친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요인은 대한민국만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놔두지 않았다. 오히려 현정부가 추진하는 ‘747정책으로 고성장, 부동산 가격의 상승, 고용의 증가라는 목표가 전설 속의 구호로 전락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투기는 다음과 같은 매커니즘에 의해 진행된다. 투기는 가격이 오를 때, 그리고 분별 있는 사람들이 추가적 상승을 예상할 때 시작된다. 수요자가 부동산을 구매함으로써 공급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미치광이 대열에 이끌려 들게 된다. 가격이 오를 때마다 전에 샀던 사람들의 선견지명은 확인되고, 의심을 했던 사람들은 운이 없거나 예지력이 부족하다고 매도된다. 그러나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양질의 부동산이 고갈되면 어느 순간 수요가 사라지게 된다. 투기자금을 대던 은행들이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재촉을 하게 되면 매입자는 여유자금이 없는 한 부동산을 팔 수 밖에 없다. 너무 많은 매입자가 부동산을 내어 놓지만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서로 먼저 팔기 위해 값을 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대폭락이 시작된다.

위의 투기 매커니즘이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물론 아직 거품의 대폭락은 시작되지 않았다. 일부 가격하락이 있었고 곧 반등하여 계속 오를 것이라는 고위 공직자들과 전문가들의 전망만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전망을 곧이 곧 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난 정권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고위 공직자들은 그나마 꺼져가는 한국경제의 불씨를 살려주는 불 쏘시개로 부동산 불패신화를 키워왔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 거품을 키운 역량과 투자한 시간을 장기적인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는데 사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제전망을 의무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이 낙관적으로 하게 된다. 그래야 최소한 대통령이나 인사권자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머리가 나빠 번번히 경제전망이 틀리고 자신들은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사라고 부추긴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은 낙관적 전망이 경제실적을 개선시킨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듯이, 비관적 전망이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어떤 명확한 증거도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말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고 성공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을 기초로 한 정책발표와 경제전망을 해야 한다.

공직자와 정치가들이 국민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여 자신들의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기만한다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과거 소수 방송과 신문이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여 나갈 수 있었던 시절을 잊지 못하여 아직도 그러한 방식이 통할 것이라고 고집하고 있다면 정말 너무 무지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이 주가가 3000까지 올라갈 것이니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라고 하고, 부동산가격이 끊임없이 오를 것이니 가치도 없는 미분양아파트를 사라고 노래를 불러도 소용이 없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 없는 놈들이라고 욕만 하게 된다.

세계의 주요 금융기관과 석학들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만 괜찮다고 하면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정부의 전망과 호언장담이 며칠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들통나는 현실을 어떻고. 차라리 뛰어난 머리로 예지력으로 정확한 경제전망을 해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편이 오히려 빠를 것이다. 경제가 불확실하게 되면 국민은 소득이 있어도 소비구매나 실질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게 되면 생산과 고용이 줄어들고, 다시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속이려 하지 말고 이제라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1929년 대공황보다 지독하여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므로 건전한 소비와 투자문화를 키워가야 한다고 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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